* 본 리뷰는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의 개인적인 음악 감상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체 평점: ★★
들어가면서
블랙핑크의 지수가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아이돌 그룹의 성공 요인은 각 멤버들이 가진 고유의 역량이 하나의 시너지를 일으켜 대중의 반응을 끌어오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시너지에는 차별성이 필요하다. 식사를 할 때 각기 다른 맛을 가진 반찬들을 놓아야 밸런스가 잘 맞듯이 멤버들이 가진 역량도 보컬, 댄스, 예능 등 다양한 차별성을 지니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대중 앞에 드러낼 때 높은 상품성을 가진다.
아이돌 멤버의 홀로서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룹 단위 활동에 맞춰 훈련된 전문가가 솔로 활동을 하게 되면 그룹 활동에서는 보유하지 않아도 됐던 요소들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아이돌의 솔로 활동에서는 보컬과 댄스, 캐릭터성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한계를 느끼고 싱글 앨범 1개 정도와 함께 이벤트성 활동에 그치거나 음악적 홀로서기가 아닌 댄스나 연기 등 다른 활동으로 넘어가곤 한다.
그러나 블랙핑크는 다르다. 내가 3세대 걸그룹 중 블랙핑크를 최고로 뽑는 것은 멤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상품성이 최상급이기 때문이다. 블랙핑크는 멤버 전원이 솔로 활동에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룹 자체가 메가 히트를 했다고 해도 그 파급력이 솔로 활동까지 미치기는 쉽지 않다. 블랙핑크는 모범적인 선례가 되었다.
관전 포인트
첫 번째는 음악성이다.
지수는 이미 앞선 솔로 활동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앨범의 음악성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지수 특유의 비음을 기반으로한 허스키한 음색은 혼자서 곡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했고, 차트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앨범이 지난 번과 유사한 흥행을 성취하기에는 조금 다른 포인트가 있다.
이번 앨범은 YG를 떠나 홀로서기 이후 본인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한 작품이다.
그만큼 지수가 지향하는 음악적 방향성이 충분히 녹아든 앨범으로 그녀가 지향하는 음악이 대중과 잘 맞닿아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번째는 대중의 흥미이다.
지수는 'ME' 앨범을 끝으로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위주의 활동과 브랜드 앰버서더 등의 활동으로 일반 대중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었다.
그 사이 가요계는 4세대 아이돌들이 중반기 커리어로 접어들고 다양한 인디 밴드 성향의 음악이 약진하는 등 2년 전과는 음악적 트랜드가 많이 변한 상태이다.
이번 앨범이 대중들에게 어떤 음악으로 승부를 걸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수록곡별 감상
1. earthquake (Title)
'온 몸이 떨려', ' 널 부정할 수 없게', '내 세상을 덮친 널 가져야했어' 등 솔직하고 자신감있는 노랫말로 사랑을 표현했다.
earthquake라는 제목에 맞게 808 베이스과 드럼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묵직한 리듬이 인상적이다.
각 파트가 다른 곡이라 느껴질 정도로 변화가 심한데 이를 프리 코러스와 코러스에서 안정적인 코드라인으로 혼란스럽지 않게 잘 잡아주고 있다.
지수의 보이스 컬러를 생각했을 때 감정선을 잘 쌓아 코러스에서 승부를 보기 보다는 각 파트마다 충분히 매력을 발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지수의 목소리와 잘 어울려 부담 없이 들을 수 트랙이다.
2. Your Love (추천)
모두 영어 노랫말로 이루어진 트랙으로, 빌보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즈리스닝 계열의 퓨처한 팝 사운드이다.
국내 리스너보다는 해외를 중심으로 타겟팅한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론 해외 곡을 커버한 느낌이지만 지수의 목소리가 이런 장르와 잘 섞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본인의 컬러가 어떤 음악에 잘 어울리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3. TEARS (추천)
세 번째 트랙에서는 다시 한국 리스너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강렬한 도입부와 자신함있는 가사는 단숨에 듣는이를 사로잡는다. 이즈리스닝 계열의 악기들과 적절한 타임라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코러스 파트가 굉장히 인상적인데 허스키한 톤으로 날카롭게 찌르는 보이스 톤이 멜로디 라인과 아주 절묘하게 어울린다.
이번 곡을 들으면서 2020년대 김추자 선생님 느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가수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기술적으로 훌륭한 가창은 아니지만 대중을 사로잡은 컬러와 음악으로 자신만의 독도적인 영역을 구축한다.
올해 두고두고 계속 들을 곡으로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했다.
4. Hugs & Kisses
특유의 중저음으로 살짝 늘어지는 리듬을 타는 가창이 매력적인 트랙이다.
이번 앨범에서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사운드 방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으로 다양한 이펙트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2번 트랙과 마찬가지로 커버곡의 느낌이 드는 게 아쉽다.
마치면서
첫 번째 솔로곡 '꽃'이 기존 YG에서 보여줬던 동양풍 스케일을 포인트로 국내 리스너를 타겟팅했다면
이번 AMORTAGE 앨범은 전체적으로 글로벌을 타겟으로 했다는 점이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음악적 방향성을 잘 드러났는데, 실험적 장르에 도전하기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장르들을 지수의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음악을 평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앨범이지만 대중들에게는 앨범의 모든 트랙이 꾸준히 사랑받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음악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앨범 리뷰] - Hearts2Hearts 하츠투하츠 'The Chase' (0) | 2025.03.03 |
---|---|
[앨범 리뷰] - 지드래곤 Übermensch (1) | 2025.02.26 |
[싱글 리뷰] KiiiKiii - I DO ME (0) | 2025.02.18 |
[앨범 리뷰] 조용필 - '20' (0) | 2025.02.11 |
[앨범 리뷰] 아이브(IVE) - IVE EMPATHY (0) | 2025.02.10 |